훠궈를 먹으면서 그 이름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훠궈와 하이디라오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부터 마라가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이유, 독특한 모양의 냄비와 온천까지 — 아무도 물어보지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지만, 알고 나면 은근 재밌는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훠궈와 하이디라오는 무슨 뜻일까?
훠궈(火锅)는 ‘불 화(火)’와 ‘솥 과(锅)’가 합쳐진 말이에요. 글자 그대로 풀면 ‘불 위의 냄비’라는 뜻으로, 끓는 냄비에 고기와 채소를 직접 익혀 먹는 요리를 가리킵니다.
하이디라오(海底捞)는 ‘바다 밑에서 건져 올리다’라는 뜻이에요. 하지만 식당 이름의 유래는 바다가 아니라 마작에 있습니다.
마작에서는 마지막 패로 승리하는 것을 ‘하이디라오웨(海底捞月)’라고 해요. ‘바다 밑에서 달을 건져 올린다’는 뜻으로, 쓰촨에서는 이를 줄여 ‘하이디라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이디라오 창업자 장융이 식당 이름을 정하지 못해 고민하던 어느 날, 옆에서 마작을 하던 당시 여자친구가 마지막 패로 승리했어요. 점수가 크게 붙는 승리여서 기뻐하던 여자친구는 장융에게 “그냥 하이디라오라고 하는 게 낫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장융은 듣자마자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지금의 하이디라오가 탄생했다고 합니다.[1]

양고기 훠궈는 전쟁터에서 태어났다고?
전쟁 중 원나라 황제 쿠빌라이 칸이 요리사에게 양고기 요리를 주문했는데, 음식을 준비하던 사이 적군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해요.
시간이 부족했던 요리사는 양고기를 아주 얇게 썰어 끓는 물에 빠르게 익힌 뒤 양념을 곁들여 내놓았습니다.
황제는 급히 식사를 마치고 전투에 나섰어요. 이후 이 요리가 중국식 양고기 훠궈인 ‘솬양러우(涮羊肉)’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2]

마라를 먹으면 왜 입안이 얼얼할까?
마라(麻辣)는 ‘저릴 마(麻)’와 ‘매울 랄(辣)’이 합쳐진 말로, ‘마’는 혀와 입술이 저리고 마비된 듯한 얼얼함을, ‘라’는 화끈하게 매운맛을 뜻합니다.
이 두 감각을 만드는 재료도 서로 달라요. 고추의 캡사이신이 화끈한 매운맛을 만든다면, 얼얼한 감각을 만드는 주인공은 화자오(花椒)입니다.
화자오에 들어 있는 산쇼올 성분은 입안의 감각 신경을 자극해 미세한 진동과 비슷한 얼얼함을 일으켜요. 그래서 마라를 먹으면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혀와 입술이 찌릿하고 떨리는 듯한 감각까지 함께 느껴지는 것입니다.[3]

아홉 칸으로 나뉜 훠궈 냄비가 있다고?
하이디라오에서는 하나의 냄비를 최대 네 칸으로 나눌 수 있어요. 그런데 충칭에는 냄비를 아홉 칸으로 나눈 구궁격 훠궈(九宫格火锅)가 있습니다.
과거 부두의 노점에서는 서로 모르는 손님들이 큰 냄비 하나를 함께 사용했어요. 각자 자기 칸을 정해 재료가 섞이지 않게 먹고, 먹은 만큼 따로 계산하기 위해 칸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늘날에는 칸마다 끓는 정도가 다른 점을 이용해 가운데에서는 고기를 빠르게 익히고, 가장자리에서는 오래 익힐 재료를 천천히 끓입니다.[4]

훠궈에 고기 대신 사람이 들어간다고?
하얼빈의 펑예샤오전 온천 리조트(枫叶小镇温泉度假区)에는 거대한 훠궈 냄비처럼 꾸민 온천이 있어요. 온천은 붉은 탕과 흰 탕으로 나뉘고, 물 위에는 고추와 채소까지 떠다녀 보기만 해도 온몸이 얼얼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운 훠궈 국물을 사용한 것은 아니에요. 붉은 탕은 빨간 조명으로 색을 연출하며, 떠다니는 채소 중 일부는 모형이라고 합니다.[5]